결혼기(8)

참으로, 정말로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 가지로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부터 그 여유가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쓰려고 한다. 제목이 여전히 결혼기(結婚記)여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대로 쓰려고 한다. 하도 오랫만에 시리즈를 이어가니 TV 시리즈 같은데서 흔히 하는 대로 지난 줄거리, 뭐 그런 비슷한 것을 앞에 좀 써야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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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끈다랑쉬오름’에서

필자가 한달 동안 제주도에 파견 근무를 가게 되었다는 데 대한 주위의 반응은 두 가지였는데, 한가지는 일부 소수 의견으로, 참 여기 저기 많이도 돌아다니네, 역마살이 끼었나, 고생되겠다 하는 것이었고,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햐, 좋겠다 하는 것이었다. 진실은 항상 두 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있기 마련이다. 필자가 그저 제주도에서 무위도식하면서 한달 동안 논다면야 그 이상의 환상적인 상황이 없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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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7)

결혼기 (結婚記) (7) 필자는 뭐든지 깜박깜박 까먹는 일이 많은 사람이다. 이로 인해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더욱 안 좋은 것은, 사람들이 필자를 처음 보면 무척 꼼꼼하고 깔끔하며 빈틈없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받는 모양이어서 본의 아니게도 배신감을 안겨주게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의사로서는 별로 바람직한 성격이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정신 건강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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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6)

부부가 살아가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노라면 서로 싸우게 되는 이유도 정말 다양하지만, 개중에는 참으로 사소해 보이는 이유들로서 등장하는 몇 가지 단골 레파토리들이 있다. 치약을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짜느냐 중간을 푹 눌러서 볼품없이 만들어 놓느냐 라든지(영화 ‘결혼 이야기’에도 나오는 장면이다), 결혼 기념일을 까먹었느니 어쨌느니(사소한 게 아니라고요?) 하는 것들이다. 심지어는 — 믿거나 말거나지만 — 기차에서 창가 자리에 앉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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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5)

결혼과 직업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부부가 비슷한, 또는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면, 서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편이 좋을까? 또는, ‘아녀자는 남자가 바깥에서 하는 일 알 필요 없는’ 것일까? 필자가 접하는 주변 사람들은 의사인 필자와 역사학도인 필자의 아내 Y가 하는 일이 무척이나 다르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세상에 억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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