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 & Medicine

    명의를 찾는 당신에게: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은 내 마음 속에 있다

    며칠 전 필자의 진료실에 어떤 중년 남자분이 들어섰다. 처음 오는 분이다. 이럴 때면 필자는 항상 셜록 홈즈가 부럽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의뢰인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예리한 눈으로 스캔한 후 온갖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신통하게 맞춰내는 그런 놀라운 관찰력이 있다면 어떨까. 환자를 진단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최소한 참 재미나기는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필자는 셜록 홈즈가 아니라 그 옆에서 그냥 입 딱 벌리고 감탄하는 역할 전문의 왓슨 박사 수준이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냥 척 보고 다 알아 맞추진 못해도 주섬주섬 물어보다 보면 대충 파악될 일. 이 환자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필자가 흔히 보는 고혈압 환자일까. 그런 기대를 뒤엎고 ‘어떻게 오셨습니까’라는 필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온…

  • Life,  Music

    초등학교 교내 음악 콩쿨을 보고…

    벌써 한 두달전쯤의 일인가보네요. 배경 설명을 조금 드리지만, 제 아들이 초등 4학년인데 비올라를 배웁니다. 왜 바이올린도 아니고 첼로도 아니고 비올라냐? 라고 물으시면 글쎄, 뭐라 해야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는 분이 권해주셔서 어찌하다 보니 그리 되었는데, 마침 지금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도 아주 잘 지도해주시는 것 같고 해서 뭐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 생각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비올라의 음색도 바이올린의 아주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고음보다 참 괜찮은 것 같구요. 애가 다니는 학교에서 교내 음악 콩쿨을 한다고 해서 당일 날 따라가 봤는데 이런 저런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비올라는 ‘기타(etc)’ 악기에 들어가서 맨 뒤 순서인데 이 ‘기타’ 악기에 guitar 도 들어 있더군요. 대충 기다리는 애들을 보니 비올라는 세명, 기타는 두명이더군요. 그 외에 하프(!)가 한명…

  • Life,  My story

    자전거 예찬

    세상일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40 여년을 몸 꼼지락 거리기를 어지간히도 귀찮아 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허걱’ 하는 반응을 보이면서 운동 중독자 내지는 좀 특이한 사람으로 취급할 정도로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변했으니 말이다. 그것도 불과 수 개월 만에. 필자는 순환기내과 의사로서 협심증, 심근경색증을 이미 가지고 있는 환자들 뿐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에 찌들어 이미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별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을 매일 같이 접하는 사람이다. 그 중에서도 심장질환의 예방과 재활을 주된 전문분야로 삼고 있는 입장에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규칙적인 운동이 얼마나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는지 오래다. 그러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어려서부터…

  • Life,  Music

    기타의 신을 만나다: 2007년 Eric Clapton 서울 공연

    * Eric Clapton Touring Band Eric Clapton (guitar / vocals) Doyle Bramhall III (guitar / vocals) Derek Trucks (guitar) Willie Weeks (bass) Steve Jordan (drums) Chrisopher Stainton (keyboards) Timothy Carmon (keyboards / vocals) Michelle John (vocals) Sharon White (vocals) 기타의 신, 슬로우 핸드, 브리티쉬 락의 산 역사, 세계 3대 기타리스트…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참 다양하기도 하다. 락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 아니, 그저 팝에 관심이 있기만 하더라도 – 또는 기타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회를 그저 흘려 버린다는 것은 매우 참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공연장까지 차를 몰고 간 것은 실책이었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의 행렬은 완전 엉망으로 길게 뒤엉켜 있었다. 간신히 차를 돌려 공연장인 올림픽 공원…

  • Life,  Music

    [Music] 2006년 David Russel 내한 공연 후기: ‘노래가 된다!’

    David Russel – ‘노래가 된다!’ 1. Giuliani, Grande Ouverture, Op 61 2. Da Milano, 4 Fantisies 3. Granados, Valses Poeticos 4. K. Mertz, Hungarian Fantasy 5. Dowland Lachrimae Pavan Queen Elazabeth Galliard Semper Dowland, Semper Dolens Dowland’s Galliard 6. Haug, Prelude, Tiento et Toccata 7.  E. Sojo, 5 Pieces from Veneauela (Encore) B. Mangore, Una Limosna por el Amor de Dios Malats, Serenata Espanola 2004년 러셀의 공연을 보았다면, 엔간한 돌부처가 아니고서는 그의 탁월한 예술성에 감명받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물경 네 곡의 앵콜로 청중들을 빈사상태로 몰고 갔었던 그 기억에 이번 러셀의 공연에는 단단히 기대를 걸지 않을 수 없을 터. 러셀은 영국에서 (글래스고)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낸 이력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