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미친 다이어몬드, 빛나라!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1975)

album cover Roger Waters, vocals, bass
David Gilmour, vocals, guitar
Richard Wright, keyboard, vocals
Nick Mason, drums

https://youtu.be/tiF-q2h7tSA
Pink Floyd – Wish You Were Here – Pulse Live

Pink Floyd (이하 PF)의 화려한 후기 discography 중에서도 누구나 불후의 명반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Dark Side of the Moon’ (1973)과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둔 문제작 ‘The Wall’ (1979)이라는 거대한 두 봉우리 사이에는 바로 이 ‘Wish You Were Here’라는 보석같이 빛나는 또 하나의 명반이 자리한다. 적지 않은 PF 광들은 이들의 후기 작품들 중 ‘Wish You Were Here’야 말로 진정 이들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반으로 높히 추켜올린다. 왜 그럴까?

PF의 주도권을 완전 장악한 Roger Waters의 촌철살인의 가사들은 여전하고, 완벽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Richard Wright의 건반, ‘절대로 튀지 않는’ 차분한 Nick Mason의 드러밍도 여전하다. 또한 David Gilmour의 기타는 역시 놀랍다. 그는 ‘손가락 체조’에 능한 기타리스트는 결코 아니지만, 감히 흉내 내기 힘든 tone making과 독특한 분위기는 참으로 대가의 경지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Wish You Were Here’ 에서는 ‘Dark Side of the Moon’의 완벽히 짜여진 치밀함이나 ‘The Wall’에서와 같은 충격적인 메시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일을 회상하는 듯한 감상적인 느슨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 앨범이 그들의 초창기 멤버였던 Syd Barrett에게 헌정되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헌정이라는 말은 어폐가 있을지 모르나, Roger Waters는 인터뷰를 통해서 이 앨범의 내용이 Syd Barrett과 관련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해가 갈 법도 하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I-V)

Remember when you were young, you shone like the sun.
Shine on you crazy diamond.
Now there's a look in your eyes, like black holes in the sky.
Shine on you crazy diamond.
You were caught in the crossfire of childhood and stardom,
blown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target for faraway laughter,
come on you stranger, you legend, you martyr, and shine!
You reached for the secret too soon, you cried for the moon.
Shine on you crazy diamond.
Threatened by shadows at night and exposed in the light.
Shine on you crazy diamond.
Well you wore out your welcome with random precision,
rode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raver, you seer of visions,
come on you painter, you piper, you prisoner, and shine!

그대, 젊었을 적엔 태양처럼 눈부셨지.
빛나라, 그대 미친 다이어몬드
...
그대, 비밀을 너무 빨리 알아버렸어. 달을 향해 울부짖었지.
빛나라, 그대 미친 다이어몬드
...
자, 이 난봉꾼, 환영(幻影)의 선지자,
화가, 피리부는 사람(piper), 포로, 어디 빛나 보라구!

앨범의 첫 머리와 끝을 장식하는 ‘빛나거라, 그대 미친 다이어몬드여!’ (Shine on you crazy diamond)는 PF의 – 또는 Roger Waters의 – 옛 동료, Syd Barrett 에 대한 한없는 연민이 엿보이는 노래다. Syd Barrett이 누구인지 궁금하시다면, 그의 광기와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1967년의 psychedelic의 거대한 이정표,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을 들어보아야만 할 것이다. 이 앨범 이후 약물과 정신과적 문제로 인해 제대로 밴드 활동을 하지 못 했던 그는 PF를 탈퇴하여 몇 장의 크게 주목받지 못한 솔로 앨범을 낸 후 거의 폐인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Welcome to the Machine
Welcome my son, welcome to the machine.
Where have you been? It's alright, we know where you've been.
You've been in the pipeline, filling in time,
provided with toys and 'Scouting for Boys'.
You bought a guitar to punish your ma,
And you didn't like school, and you know you're nobody's fool,
So welcome to the machine.
Welcome my son, welcome to the machine.
What did you dream? It's alright we told you what to dream.
You dreamed of a big star.
He played a mean guitar.
And he always ate in the Steak Bar.
He loved to drive in his Jaguar.
So welcome to the machine.

이 노래에서 ‘Machine’이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필자로서는 확실히 알 도리는
없다. 하지만, ‘The Wall’에서 그러했듯이, 그리고 Roger Waters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감안한다면, 그를 억압했던 학교, 부모, 사회, 등 주변의 모든 것들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로 만들어진 ‘The Wall’에서 ‘Another brick in the wall’에서
등장했던 애들을 갈아서 소시지로 만드는 충격적인 장면의 기계 같은 것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Roger는 Syd의 어린 시절도 그와 같았음을 알았을 것이다.

  Have a Cigar

Come in here, dear boy, have a cigar. You're gonna go far, fly high,
You're never gonna die, you're gonna make it if you try;
they're gonna love you.
Well I've always had a deep respect, and I mean that most sincerely.
The band is just fantastic, that is really what I think.
Oh by the way, which one's Pink?
And did we tell you the name of the game, boy?
We call it Riding the Gravy Train.
We're just knocked out.
We heard about the sell out.
You gotta get an album out,
You owe it to the people.
We're so happy we can hardly count.
Everybody else is just green, have you seen the chart?
It's a helluva start.
It could be made into a monster if we all pull together as a team.
And did we tell you the name of the game, boy?
We call it Riding the Gravy Train.

역시 ‘The Wall’에 나오는 락스타 ‘Pink’를 연상케 하는 노래이다. ‘The Wall’의
주인공 ‘Pink’는 Roger 자신의 모습이고, 락큰롤 비지니스라는 험난한 삶의 현장에
던져진 Roger는 미쳐버리기 직전의 자신의 망가져가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I think the world is a very, very sad
fucking place…’ (번역은 필요 없지요?) 그는 무척 비관적인 사람인 것 같다.

    Wish You Were Here
So, so you think you can tell Heaven from Hell,
blue skies from pain.
Can you tell a green field from a cold steel rail?
A smile from a veil?
Do you think you can tell?
Did they get you to trade your heroes for ghosts?
Hot ashes for trees?
Hot air for a cool breeze?
Cold comfort for change?
Did you exchange a walk on part in the war for a lead role in a cage?
How I wish, how I wish you were here.
We're just two lost souls swimming in a fish bowl, year after year,
Running over the same old ground.
What have we found?
The same old fears.
Wish you were here...

얼마나, 얼마나 너와 같이 있었으면 하는지.
해가 가고 또 가도, 우린 어항 속을 헤엄치는 길 잃은 두 영혼일 뿐이었어.
그 똑같은 땅위를 달리면서
우리가 찾은 게 도대체 뭐야?
그 똑같은 두려움.
너와 같이 있었으면...

‘Have a cigar’의 후주 부분이 ‘휘리릭’하고 뭔가의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사라지고, 지직거리는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이윽고 반대편 채널에서 들려오는 처연한 어코스틱 기타 연주. 고물 라디오를 틀어 놓고 거기에 맞춰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기타를 튕겨보는 듯한 쓸쓸한 장면.

이 곡은, 필자의 견해로는 PF의 전 레파토리를 통틀어서 가장 슬프고,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노래라고 본다. 섬뜩섬뜩한 독설을 뿜어내면서 세상을 냉소하기를 일삼던 Roger Waters도 이 곡에서만큼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모습으로 연민과 감상에 잠기는 것 같다. (보컬은 Gilmour) 이 세상을 견디지 못하고 무참히 망가져서 스러진 그의 친구를 바라보며 하릴없이 연민에 잠기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힘겹게 현실을 버티어 내고 있는 것이다.

    Shine on You Crazy Diamond VI-IX

Nobody knows where you are, how near or how far.
Shine on you crazy diamond.
Pile on many more layers and I'll be joining you there.
Shine on you crazy diamond.
And we'll bask in the shadow of yesterday's triumph,
sail on the steel breeze.
Come on you boy child, you winner and loser,
come on you miner for truth and delusion, and shine!

'그대, 친구, 승자이자 패자, 진실과 망상을 캐는 광부, 그대, 자, 빛나라!'

사라진 친구, ‘그대 미친 다이어몬드’는 결코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어제의 승리의 그림자 속에서 볕을 쬐고, 강철 바람을 맞으며 항해한다’. 사는 게 뭔지, 사는 게 뭔데 이다지도 아프고 힘들고 쓰라린지, 사는 게 뭔데, 이 고통 속을 이를 악물고 헤쳐 나가야만 하는지…

Pink Floyd가 나를 울린다.

200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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