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 & Medicine

    수술, 현대의학의 꽃?

    필자가 미국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한국 가게들도 많이 있는지라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대중매체를 접할 기회가 있다. 한국 비디오 가게에 가면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연속극을 비롯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빌려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의 집에 손님이 며칠 머무르게 되었는데, 탤런트 이병헌의 팬인 그 분을 위해 심심풀이로 그가 나오는 연속극을 빌려 보았다. 홍콩 무협지 비디오 등속을 빌려서 보신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정말 허술하게 만들어진 뻔한 드라마라도 결국 ‘궁금해서라도’ 눈이 뻘개져가며 밤잠을 잊고 보게 되는 것이 연속극이다. 그래서 십수권 비디오를 한번에 빌려와 보는 것은 그야말로 ‘폐인되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때론 그것도 재미일 수도 있기는 하다. (단, 할 일이 몹시 없을 때 말이다.) 헌데, 이 드라마,…

  • Doctor's Diary,  Life

    114 병동에서

    서울 시내에 있는 모 병원의 ‘114’라는 번호가 붙어 있는 병동은 필자가 내과 레지던트 1 년차로서 첫 한 달을 보내었던 병동이다. 114라는 숫자는 좀 특이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백십사’ 병동이라고 불리어지기도 하지만, 자주 그 별칭인 ‘텍사스’ 병동으로 불리워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불렸던 것은 발음이 묘하게 유사해서 그렇기도 하고, 거칠고 험하고 황량한 그 어감 그대로 중환(重患)들이 득시글대고 있는 주치의들의 무덤(?)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던 것 같다. 중환만 모아 놓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어째 그 당시에 그랬다. 중환이 상태가 나빠지는데는 때가 따로 없는 법이라 밤에 사망하는 일이 많고, 밤에 입원실이 비어 있으면 응급실에 기다리고 있던 중환자가 제깍 다시 자리를 메우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다보면 유달리 특정 병동에 중환자들이 모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때 114 병동이 그러하였다. 이곳에는…

  • Health & Medicine

    공포의 흰 가루

    ‘흰 가루’ 때문에 다들 난리들이다. 필자는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지라 아침 저녁으로 운전을 하는 시간이 도합 거의 두 시간에 달한다. 그 시간 대부분을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데, 하루 종일 뉴스와 시사, 대담 프로그램 등만을 내보내는 공영 방송인 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나오는 내용의 거진 3분의 2 쯤은 9.11 테러 사태와 그 이후의 탄저병 소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거의 그것 말고는 하는 얘기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뿐인가, 사람들이 덜 돌아다니는 탓에 휘발유 수요가 줄어 값이 떨어지는 지경이다. 미국 사람들이 워낙 호들갑스럽기도 하거니와, 필자는 한국이란 험악한(?) 나라에 살면서 온갖 험한 일들을 겪은 탓에 (백화점도 무너지고, 한강 다리도 주저앉고, 단체 여행간 어린이들이 몰살당하고…) 둔감해진 것인지, 도대체 왜 저렇게까지 난리를…

  • Life,  Music

    오빠부대의 전설: Cheap Trick – Live at Budokan (1979)

      Rick Nielsen (guitar, vocal) Robin Zander (vocal, guitar) Tom Petersson (bass, vocal) Bun E. Carlos (drums)   일본 부도깡은 전설의 라이브 앨범, Deep Purple의 ‘Made in Japan'(1972)을 일찌기 탄생시킨 산실이기도 하다. 그 유서깊은 현장에서 수상쩍은 이름을 가진 그룹 사운드 , Cheap Trick은 70년대를 마감하는 또 하나의 명연을 펼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이 ‘Live at Budokan’인 것이다. 이들의 음악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필자는 지금까지 주로 심각하고 잔뜩 어깨에 각잡는 음악들을 읊어대면서 덩달아 폼을 잡았지만, 이들의 음악만큼은 별달리 심오하다던가, 영혼이 담겨있다던가, 심금을 울린다던가 할 것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저 단순하고 신나고 듣기 좋은 팝-락이라고 이야기하면 정확할 것이다. 그룹의 이름 그대로, 싸구려 얄팍한 수작, ‘Cheap Trick’인 것이다. 그러나, 싸구려 버블검…

  • Health & Medicine

    스트레스, 스트레스, 스트레스

    전국의 20세 이상 6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스트레스’에 대해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3%가 요즘 일이나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느낀다’고 답했으며, ‘어느 정도 느낀다’는 32%까지 합하면 전체 성인의 대다수인 75%가 스트레스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2001년 06월 11일자)   우리 나라 40대 남자의 사망률이 세계적으로 높다고 하는데, 그 원인으로 과도한 음주, 흡연,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거론된다고 한다. 모든 병 이야기하는 데에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들먹여진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로울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그럼 ‘스트레스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다면 뭐라 답할 것인가? 열이면 열 다른 답을 할 것이 분명하다. ‘세상에 어떻게 스트레스 없이 사는가’라고도 한다. 심지어는 ‘스트레스가 너무 없어도 문제’라고 하는 사람마저도 한다. 도대체 스트레스란 건 무엇인가?   스트레스라는 말은 보통 부정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