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미치게 하는 것들: Pink Floyd – Dark side of the moon

 

David Gilmour (vocals, guitar, VCS3 synthesizer)
Richard Wright (vocals, keyboards, VCS3 synthesizer)
Roger Waters (vocals, VCS3 synthesizer, bass, tape effects)
Nick Mason (percussion, tape effects)

2001년 9월 11일, 우리는 미쳐버린 세상의 끝을 보았다.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고하더라도, 그것은 이 세계를 지배하는 광기의 무시무시한 불꽃이라고 해야만 할것이다. 테러를 하는 쪽이나, 그 테러에 복수한답시고 피의 전쟁을 외치는 이들이나모두 말이다. 그 최악의 테러를 보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들먹인 사람들도 있지만 (아울러 노스트라다무스는 그런 소리 한 적이 없다는 반론까지) 필자는 문득 Pink Floyd의 이 인간의 광기에 대한 진지하고 암울한 고찰을 담은 ‘Dark side of themoon’을 떠올렸다.

프로그레시브 락의 기념비적인 절대 명반, 빌보드 앨범 챠트에 12년간 올라 있었던전설적인 기록, 필청 앨범, 녹음된지 거의 30년이 흘렀지만 바로 며칠 전에 만들어졌다 해도 의심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수준의 프로덕션, 레코딩 엔지니어Alan Parsons를 완전히 ‘띄워’버린 놀라운 기술적 완성도, 등등 이론의 여지가 없는명반임을 알려주는 화려한 수식어들은 여기서는 다 넘어가 버리자. 너무나도 많이 들어온 말이니까 말이다. 다만, 그들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던가를 살펴보는 것은 지금 매우 시의 적절한 일일 것 같다. 달이 광기의 상징임은 잘 알려져있다. 그 달의 이면이라… 과연 인간을 미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파고들어 보겠다는선언일 것이다.

Breathe

Breathe, breathe in the air.
Don't be afraid to care.
Leave but don't leave me.
Look around and choose your own ground.

Long you live and high you fly
And smiles you'll give and tears you'll cry
And all you touch and all you see
Is all your life will ever be.

Run, rabbit run.
Dig that hole, forget the sun,
And when at last the work is done
Don't sit down it's time to dig another one.

For long you live and high you fly
But only if you ride the tide
And balanced on the biggest wave
You race towards an early grave.

숨쉬어봐, 대기 속에서
두려워 하지 말고 해봐
가버려, 그러나 날 버리진 마.
둘러보고 자릴 잡아

오래오래 살고 높이높이 날으렴
네가 짓는 웃음, 네가 우는 울음
네가 만지는 것, 네가 보는 것 모두
그게 너의 인생 전부야

토끼야, 뛰어
구덩이를 파, 태양은 잊어버리고
그리고 다 했으면
주저앉지 마, 이제 또 하나 팔 차레야

오래오래 살고 높이높이 날으렴
물살을 타고
제일 큰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으면
무덤으로 빨리 달려가게 될 뿐이지

Time

Ticking away the moments that make up a dull day
You fritter and waste the hours in an offhand way.
Kicking around on a piece of ground in your home town
Waiting for soemone or something to show you the way.

Tired of lying in the sunshine staying home to watch the rain.
You are young and life is long and there is time to kill today.
And then one day you find ten years have got behind you.
No one told you when to run, you missed the starting gun.

So you run and you run to catch up with the sun but it's sinking
Racing around to come up behind you again.
The sun is the same in a relative way but you're older,
Shorter of breath and one day closer to death.

Every year is getting shorter never seem to find the time.
Plans that either come to nought or half a page of scribbled lines
Hanging on in quiet desparation is the English way
The time is gone, the song is over,
Thought I'd something more to say.

멍한 하루의 순간들을 흘려 보내면서
넌 아무렇게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네 마을 한줌 땅위를 돌아다니며
길을 보여줄 뭔가를 기다리면서

볕을 쬐며 앉아 있기도, 집에 처박혀 비구경하기도 지겨워
넌 젊고, 인생은 길고, 오늘 죽일 시간이 있지
그러던 어느 날 문득 10년이 흘러간 거야
아무도 언제 달리라고 얘기해주지 않아, 넌 출발 신호를 놓쳤어

그래서 해를 잡으러 달리고 또 달리지, 하지만 해는 떨어지고
한바퀴 돌아서 네 뒤에 다시 나타나거든
해는 비교적 그대로지만 넌 조금 더 늙었어
숨은 짧아지고 죽음에 하루 가까워 진 거야

한해 한해 세월은 빨리가고 시간을 찾을 수가 없어
계획이란 건 아무 것도 이뤄진게 없고 그저 노트 반페이지에 끄적거린 낙서일 뿐
조용히 절망속에 버티기, '영국적'이지
시간이 다 되었어, 노래는 끝났고
할 말이 좀 남은 것 같은데

Us and Them

Us, and them
And after all we're only ordinary men.
Me, and you.
God only knows it's not what we would choose to do.
Forward he cried from the rear
and the front rank died.
And the general sat and the lines on the map
moved from side to side.
Black and blue
And who knows which is which and who is who.
Up and down.
But in the end it's only round and round.
Haven't you heard it's a battle of words
The poster bearer cried.
Listen son, said the man with the gun
There's room for you inside.

Down and out
It can't be helped but there's a lot of it about.
With, without.
And who'll deny it's what the fighting's all about?
Out of the way, it's a busy day
I've got things on my mind.
For the want of the price of tea and a slice
The old man died.

우리, 그리고 그들
결국 우린 다 평범한 인간일 뿐이야

나, 그리고 당신
우리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지는 알 수 없어

앞으로! 뒤에서 그가 외쳤어
앞줄은 쓰러지고
장군은 자리에 앉아서 지도 위에
여기 저기로 줄을 긋고

검정, 그리고 파랑
누가 알겠어, 뭐가 뭔지, 누가 누군지

위, 그리고 아래,
하지만 결국은 다 돌고 도는 거야

이건 말의 전쟁이라는 거 들었어?
포스터 든 사람이 외쳤지
얘야, 총 든 사람이 말했어
이 안에 너 들어올 자리는 없단다

완전히 엉망진창이야
어쩔 수가 없어, 하지만 그런 일이 하도 많아서 말야

있는자, 그리고 없는 자
이 싸움이 다 그것 때문인 걸 누가 아니라 하겠어?

정말 괴상한, 정신없는 날이었어
생각나는 일들이 있지
차와 빵 한조각 값이 없어서
아버지가 죽었어

필자의 허접한 영어 실력으로 일부 곡들을 의역하였다. 의견이 있으시면 한수 가르쳐주시길. 작사를 도맡은 Roger Waters의 촌철살인의 섬뜩섬뜩하기까지 한 그 가사들을 완벽하게 옮긴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얘기하려고 하는지 대강 짐작이라도 한다면 이 앨범을 한층 더 깊이 음미하는데 큰도움이 되리라. 2차대전에서 아버지를 잃은 Waters의 처절한 반전 메시지 ‘Us andthem’은 특히나 요즈음 되새겨 볼 만한 내용이다. 우리 나라에서 나왔던 라이센스 LP에 이 곡이 빠져 있었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우리, 그리고 그들’을 확실히 구분하지 않으면 안되는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까? 게다가 ‘그들’로부터’우리’를 확실히 선을 그어 구분해야만 한다고 짖어대는 그 광기의 외침은 지금까지도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지 않은가.

가사가 없는 곡이라고 해서 흘려 들을 곡은 없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주고있다. ‘Great gig in the sky’는 그 앞의 ‘Breath’, ‘Time’ 등의 곡에 가득찬 죽음의 공포를 아름답게 승화시켜주고 있는 듯 하다. 아니, 혹시 절망적으로 약물의 환각상태에 빠져 든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나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라는 사실에는변함이 없다.

‘Money’. 돈. 그렇다. 사람 미치게 하는 걸로 이걸 빼 놓을 순 없다. 금전등록기와 동전의 쩔그렁 거리는 소리를 절묘하게 이용한 4분의 7박자의 거만하게 뒤뚱거리는 듯한 기괴한 리듬에 맞추어 추잡한 탐욕의 근원, 돈을 노래한다. ‘Another brick inthe wall Part II’, ‘Time’과 함께 Pink Floyd의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해야 할 이’Money’는 정말 들으면 들을수록 ‘불쾌하고 역겹다’. 세상에 더러운 것이 돈이 아니던가. 이토록 냉소적이고도 소스라쳐 놀랄 정도로 예리하게 세상을 헤집어 보인노래는 참으로 드물다.

마지막 곡, Eclipse 는 어떤가. 감동적인 끝마침이다. 하지만 정말 절망적이다. 해 아래 모든 것은 조화롭건만, 달은 해를 가려버린다 (“everything under the sunis in tune but the sun is eclipsed by the moon”).

“There is no dark side of the moon really. Matter of fact it’s all dark.”

달의 어두운 면이란 건 사실 없지. 실은 온통 컴컴하거든.

미쳐버린 세상. 희망이란 정녕 아무 데에도 없는 것인가?

200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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