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의 사관(士官) (2)

이제 과연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불안함을 감출 수 없는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우리들의 훈육 대장이었다. 최소한도 ‘맞짱’을 뜬다 치면 결코 건강에 이롭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인상이었다. ‘끙…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혀, 정신을…’ 하지만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앞으로 7주를 어떻게 보내나 하며 한심한 느낌이 들뿐이었다. 후에 사람들은 나를 보고 군의관 훈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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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의 사관(士官) (1)

흔히 군대 이야기는 평생 술안주 감이라고들 한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가장 큰 공감대라고도 한다. 군대에 갔다 온 사람들은 대부분 그 시절의 고생담을 심심치 않게 남들에게 얘기하게 되고 또 드물지 아니하게 그 이야기는 소주 한잔의 힘을 빌어 고생담이나 경험담의 차원을 넘어서 거의 무용담의 수준으로 비화되곤 한다. 필자는 국가관이 희박해서인지 나약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군대가 사람을 만든다느니, 남자라면 모름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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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평에서의 단상

나카하라여 지구는 겨울이라 춥고 어둡네. 그럼 안녕히 – ‘공간’, 구사노 심페이 (草野心平) 무진장 목이 말랐다. 물주전자를 통째로 들고 벌컥벌컥 마셔댔는데도 갈증이 가시질 않는다. 계속 괴로워하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꿈이었다. 헌데 실제로 정말 목이 말랐던 것이다. 더듬더듬 주변을 더듬어 물주전자를 찾아 이번엔 진짜로 벌컥벌컥 마셨다. 옆자리에선 누군가 코를 골면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 골치가 약간 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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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가방 잃어 버리기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수들의 경험이 쌓여가면 남의 실수이든 자신의 실수이든 엔간한 것은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대범한 태도를 취할 여유도 생기게 된다. 하지만 이런 득도(?)의 경지에 도달하자고 어처구니 없는 실수의 경험을 쌓아 가는 것은 참으로 힘들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그 실수가 황당한 것일 수록 값진 경험은 되겠지만 그 실수를 저지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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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배달의 기수(?)다

낫살도 몇 먹지 않은 주제에 이런 소리하면 좀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란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 수록 ‘왜’, ‘어째서’ 라는 질문을 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아이에서부터 어른이 되어가고, 마침내는 어른이 되는 지경을 넘어 늙어가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 무렵이 되면 (하지만 나는 내가 늙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떨어져 나가도록 머리를 흔들며 부정하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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