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alth & Medicine

    일이 즐거우면 인생은 천국!

    직업이란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는 먹고사는 방편이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즐거움과 보람을 주는가 하면 미숙한 인간을 성숙시키기도 한다. 헌데 이것은 때로는 환멸과 괴로움의 원천이기도 하고 지긋지긋한 만성 피로와 권태로움의 원인이기도 하면서, 심지어는 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철저히 망가뜨리기까지 한다. 노동이란 아름다운 것이라고 하는데, 일하지 않는 인간이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는데, 인간에게 있어서 직업이란, 일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일이 즐거우면 인생은 천국’이라고 했다. 정말 그렇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 세상이 과연 천국인지? 일이란 게 즐거운 것이라면 과연 이런 말이 유명해질 수나 있었겠는지? 조금만 뒤집어보면 아주 지독스런 역설에다가 심술궂기 짝이 없는 신랄한 풍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왜 이럴까? 왜 일이란 것은 지겹고 고된 것일까? 그런데, 한편에서는 이 지겨운 일을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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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고 말하긴 어려워

    흘러간 팝송 중에 “Hard to say I’m sorry”라는 노래도 있고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라는 팝송도 있다. “Thank you”는 밥먹듯이 하는 서양 사람들도 미안하다는 말은 하기 힘든 걸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의사가 환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일은 무척 드물다는 것이다. 사실 의사로서 환자에게 그런 말을 하기는 매우 힘들고 난처하다. 의사의 실수는 곧 환자의 불행이고 보면 입을 떼기가 참으로 천근만근인 것이다. 필자는 무척이나 깜빡하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 환자를 보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수도 없이 했었다. 다행히도 그 대부분은 크지 않은 ‘보이지 않는’ 실수여서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지만 실은 환자에게 미안한 일도 많았다. 이제는 제법 여러 해 전의 일이 되어버린 레지던트 시절, 병동에서 입원환자들을 일차적으로 담당하는 주치의로서 맡은 환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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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의 기로 – 심폐소생술

    ‘Bay Watch’라는 미국 TV 시리즈가 있다. 참으로 허접하기 짝이 없는 연속극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쭉쭉 빠진 몸매와 잘생기고 예쁜 얼굴 말고는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젊은 남녀 해상 구조원들이 수영복 바람으로 해변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장면이고, 줄거리는 있으나 마나한 뻔한 얘기의 매우 미국적인 드라마이다. 의사인 필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그 드라마의 허접함 뿐만이 아니라 가끔씩 등장하는 심폐소생술 장면인데, 몇 번 가슴을 퍽퍽 누지르고 숨 몇 번 불어 넣으면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의 상태에 있던 사람이 콜록콜록하면서 번쩍 눈을 뜨는 것이다. (그것도 매번, 틀림없이 살아난다!) 아, 사람 살리는 것이 저다지도 간단하단 말인가! 명색이 의사인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필자는 숱하게 심폐소생술을 해보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렇게 ’눈을 번쩍 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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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의 난치병, 건강염려증

    나는 지금 건강한가 아닌가? 매우 쉽게 대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은 따져보면 따져볼수록 복잡한 얘기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에 대해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安寧)한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병약한 상태가 아님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라고 1948년에 이미 명쾌히 건강의 정의를 내린바 있다. (http://www.who.int/about/definition/en/) 명쾌? 명쾌하다고? 실은 그다지 명쾌하지 않다. 신체적으로 완벽한 것은 과연 무엇이고, 정신적으로 안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안녕하다는 것은 더더욱 복잡하다. 아무런 병의 증상이 없고 따라서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고, 정신도 멀쩡(?)하고 사회적으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이지만,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까? 고혈압 때문에…

  • Life,  Music

    다 때려 부셔 버리고 싶다!: Deep Purple – Machine Head

    발표 연도: 1972 Ian Gillan: vocals Richie Blackmore: guitar Jon Lord: keyboards Roger Glover: bass Ian Paice: drums Deep Purple ‘Lazy’, RIP Mr. Jon Lord… ㅠㅠ 어떤 사람들은 중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터무니없이 미화하여 아련한 꿈 속같은 아름다운 분위기로 그리곤 하는데, 필자는 이에 전혀 동감할 수 없다. 본드를 마셨던 것도 아니고, 비행을 저질렀던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특별히 더 방황을 하면서 괴로운 시절을 보냈다 할 순 없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절의 나는 혼란에 빠진 순진한 바보였고, 주변 세상은 답답하고 미칠 것만 같은 일들로 가득차 있었으며, 어디론가 도망가버리고 싶지만 그럴 용기도 없는, 그래서 더 미칠 것만 같은 그런 시절이었다. 그런 때라면 뭐든 간에 푹 빠져서 다른 모든 것들을 잠시 잊어 버릴 일이 필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