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Music

    [Music] 늑대의 목소리를 지닌 여인, Janis Joplin – ‘Pearl’ (1971)

    60년대 말, 락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자며 기세를 드높이던 히피즘은 우드스탁 페스티벌에서 그 정점을 이루었지만, 그 정점은 역설적으로 환멸의 시작이 되어버렸다. 락음악도 LSD도 세상을 정말로 바꾸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불꽃처럼 젊음을 태우던 락의 화신들은 그야말로 밤하늘의 불꽃처럼 허망하게 스러져갔다. 1970년 9월 지미 헨드릭스가 갑자기 세상을 뜨고 이어 한 달도 채 못되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제니스 죠플린이 그의 뒤를 따랐다. 이듬해에는 Doors의 짐 모리슨도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였다. ‘짧고 굵게‘ 산 이들은 하나같이 스물 일곱, 여덟의 아까운 나이였다. 이런 사연 때문에 제니스 죠플린의 사후에 발표되어 그녀의 유작이 된 이 ‘Pearl’ 앨범은 그래서 더욱 듣는 사람에게 묘한 감정 이입을 일으킨다. 그녀가 엄청난 카리스마로 후세의 락커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음은 누구나 동의하는 바일 것이다.…

  • Research

    KASI(Korean Activity Scale/Index)

    KASI의 개발 과정에 대한 논문(Korean Circulation Journal 2000;30(8):1004-1009)이 2001년도 대한순환기 추계 학회에서 2001년도 우수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이후 연구자가 이를 이용하여 연구를 수행한 연구로서 심부전환자에서 NT-proBNP 와 KASI 간의 관계를 본 논문(Korean Circulation Journal 2004;34(9):894-899)이 있습니다. Introduction 환자의 functional status를 측정하는 것은 임상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서나 또는 임상연구에 있어서 기본적인 변수로서 중요하고 또한 빈번하게 행해지는 일이다. 그러나 모든 측정에 있어서는 항상 도구(tool 또는 instrument)가 필요하고 또 그 도구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어느 정도 이상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며 functional status에 있어서도 이러한 점은 예외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별로 논의가 없었다. 외국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functional status 측정도구로는 널리 알려진 New York Heart Association Functional Class(NYHSFC)가 있으나 이는 각…

  • Health & Medicine

    고혈압 – 한번 약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면서요?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라는 섬뜩한 별명을 가지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이 없어 혈압을 측정해보기 전에는 잘 알 수 없는 반면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는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각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1970년대 미국 국립보건원은 대중들이 고혈압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도록 하기 위한 광범위한 캠페인을 한 결과 고혈압 인지율 (고혈압인 사람이 스스로가 고혈압임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 을 51%에서 73%로 끌어올리는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계속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90년대에 이 인지율은 68%에 머물렀고, 치료를 받는 사람은 불과 절반 정도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였다. 우리나라의 인지율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는 사실 놀랄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어딘가 불편하고 아파야 의사를 찾기 마련이고,…

  • Health & Medicine

    가슴이 아픈가, 마음이 아픈가?

    필자가 의사 노릇을 하면서 매일 매일 하는 일 중의 하나는 환자가 자기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다고 하는 걸 들어주는 일이다. 백사람이면 백사람이 조금씩 다른 뭔가를 호소하고 있는 걸 듣노라면 참 다양하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하게 한가지만 고백하건대, 필자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증상 중에서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셋에 하나도 안 되는 것 같다. 아니, 도대체, 의사라는 작자가 어떻게 뻔뻔하게 그런 소리를… 그러고도 벌어먹고 살 수 있다는 건가…? 하지만, 사실이 그러한 것을 어찌할까. 필자는 필자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다는 아닐지 모르지만) 의사들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환자들이 의사한테 자기의 온갖 고통을 호소해도 의사가 들은 척 만 척 무시한다고 화를 내지만, 필자는 그것은 의사가 매정하고…

  • Health & Medicine

    어떻게 죽을 것인가?

    최근 한 종교단체가 ‘복제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것이 사실로 과연 검증이 될 것인지, 사기극으로 끝날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 원고가 지면에 실릴 때쯤에는 또 다른 결과가 나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단체가 ‘인류의 영생을 위해서’ 인간 복제를 한다고 주장하고 나아가서는 ‘인간의 기억까지 복제해서 복제된 인간의 뇌에 이식’하겠다는 공상과학소설 수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진실성을 의심케 한다. 우선, 제발 상식 이하의 논쟁은 집어치우자. 인간복제를 막아야 된다는 사람들 중에는 ‘히틀러가 되살아 날 수도 있다’는 식으로 겁주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이것은 실은 인간 복제가 인류 영생의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한심스러운 헛소리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유전적으로 같으면 정말 똑같은 인간이 되는지. 유전적으로는 동일한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