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

‘기타는 작은 오케스트라’, 베토벤이 한 얘기라고 하는데 정확한 원전은 잘 모르겠구요 ^^;;;; 기타가 불과 여섯개의 현과 그렇게까지 넓지도 않은 음역을 가지고 다성(多聲)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독주 악기라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는 말이겠지요. 뛰어난 기타리스트들 중에는 정말로 이 경구를 체현하여 보여주는 예가 많이 있고, 다른 악기의 도움은 전혀 필요 없이 오직 혼자서 모든 것을 담은 세계를 구현해 들려주는 연주들이 기타의 독주악기로서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성과 음량의 한계 때문에 오케스트라라고 하기에는 좀 소박한 경우가 많지만요. 몇 예를 들어보려 합니다.

When You Wish Upon A Star – sung by Jiminy Cricket (Cliff Edwards)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에 나오는 유명한 곡…

거장 재즈 기타리스트 죠 패스가 솔로 기타 연주로 들려줍니다.

Joe Pass – When You Wish Upon A Star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연주죠. 기타 하나로 충분합니다!

Dizzy Gillespie – A Night In Tunisia Live 81

트럼페터 디지 길레스피의 연주로 유명한 재즈 넘버… 이걸 기타 솔로로 어캐 한다는 거임? 싶지만, 그 어려운 걸 이 분이 해냅니다. 롤랑 디앙 (1955–2016)… 정확한 발음을 사실 잘 모르겠는데… 이 외에도 마술과 같은 편곡으로 연주해 낸 곡이 다수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왜 여기서 나와…? 싶지만…

Michael Jackson – Rock With You (Official Video)

이 어려운 걸 또 해냅니다. 일본의 기타리스트 켄트 니시무라.

Michael Jackson – Rock With You – Acoustic Fingerstyle Guitar Cover by Kent Nishimura

이 분은 이걸 왜 기타 솔로로 연주해야만 하는 거지? 싶은 곡들을 핑거스타일 기타곡으로 줄줄이 편곡 연주해 내네요. 기타를 잘 모르시는 분이 그냥 눈 감고 들으면 한 세명이서 연주한다고 착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분의 연주에 주로 달리는 댓글은… 나도 기타 꽤 오래 쳤는데, 이건 말도 안된다, 좌절이다, 기타 갖다 버려야지, 우리 마누라가 이사람처럼 연주 못하면 집 나가라 한다… 뭐 이런 내용이 주로 많습니다. ^^;;;;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곡을 기타 독주곡으로 편곡해 낸 경우로 최대의 야심작 끝판왕은 아마도…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 Karajan

이걸 기타 독주로? 그것도 전곡을? 에이~~ 무슨… (또는, 왜~~? 뭐하러?)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말도 안되는 일을 일본의 기타리스트 야마시타 카쯔히토가 해내고야 맙니다. 전람회의 그림을 기타 독주로 편곡 연주한다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것이 아마 스무살이 채 되기 전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정말 젊은 패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오케스트라 버젼을 기타 솔로로 편곡하는 것이 아니고 원곡인 피아노 솔로를 기타 솔로로 옮긴 것이라 봐야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거의 믿을 수 없는 일을 해 낸 것이죠. 아… 정말 기타가 부서져라 쳐댑니다. 락 기타리스트도 (락 기타리스트에 굳이 비교하자면 잉베이 맘스틴 급) 아니고 이건 뭐… ㅎㅎㅎ 그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Pictures at an Exhibition (Modest Mussorgsky) Kazuhito Yamashita 展覧会の絵(ムソルグスキー)山下和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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