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이게 뭔 사진이냐 싶으시죠.
저희 집 뒷 뜰에 보일러실 (실은 문이 따로 없고 판자로 허접하게 입구를 막아 놓은 상태) 문을 열었는데 고양이가 한마리 튀어 나오더군요. 안이 따뜻하니까 툼새로 들어가서 있었던 모양입니다.
근데, 튀어 나온 것까진 좋은데, 마당 쪽으로 달려 갔는데 거긴 개가 있다는 거… 잠시 뒤 빛의 속도로 도망가는 고양이와 그 뒤를 역시 빛의 속도로 쫓아가는 저희 집 멍멍이의 추격전이 벌여졌는데, 코너에 몰린 고양이를 저희집 개가 물어 버리네요. 물고 막 흔듭니다. 아… 좀 잔인합니다. 저러다 죽이는 거 아냐, 싶은 순간에 요행히 고양이가 빠져나오더니 번개같이 나무 위로 달아나네요. 저 사진은 그러고 나서 나무 위에 매달려 있는 모습입니다. 죽음의 공포가 느껴지시나요.
잠시 뒤 포기하고 앞마당으로 개가 물러난 사이, 나무에서 옆집 담 쪽으로 점프하여 사라졌습니다. 우리 집 개 얼굴에 피가 묻은 걸로 봐서 상당한 상처를 입었을 텐데… 어쩔 수 없네요. 행운을 빌어 주는 수 밖에. 길위의 삶은 정말 험하고 고달프고,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죠.
저희 집 개도 뭐 나름 다 사정은 있습니다. 고양이 한테 집적 거리다 얼굴 할퀸 적도 있고 해서 고양이만 보면 광분하는 데 어쩔 수가 없네요.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