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My story

    날아다니는 것이 무서버!

    사람의 – 또는 사람 뿐아니라 모든 고등 생물에 있어서 – 무서움이란 많은 경우에 있어서는 그 개체의 보존에 유리한, 합목적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생각한다. 쉬운 말을 너무 어렵게 썼나? 어쨌든 쓸데없이 겁이 없는 사람은 괜히 얻어맞거나, 고소 당한다든지, 욕을 먹는다든지, 물어뜯기거나 꼬집히거나, 타박상, 찰과상, 그리고 급사의 위험성이 높다. (이 주장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음!)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한두 가지, 때론 수십 가지의 물건, 생물, 상황들을 별다른 이유 없이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고소공포증이라던지 (이게 이유 없는 두려움이라고?) 폐소공포증과 그 반대되는 광장공포증, 대인공포증 등등 이유없고 과도한 무서움증은 드물지 않은 것이다.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들어보라면 두 가지의 항목을 들 수 있다. 첫째는 발이 7개 이상이거나 1개 이하인 것. 세상에 발이 7개이거나 한개인 생물은…

  • Doctor's Diary,  Life

    해부학 이야기… 포르말린냄새에 쩔어버린 내 청춘

    의과대학에서 본과 1학년이 하게되는 시체해부 실습만큼 그것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오해와 근거 없는 억측을 낳게 하는 것도 흔치 않으리라. 필자는 의과대학 시절에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이에 관련된 질문들을 가끔 받곤 했다. 무섭지 않느냐느니, 꿈에 나오지는 않냐느니, 시체실습 때문에 의과대학 그만두는 사람은 없냐느니 하는 것들이다. 그때마다 구구절절히 설명하기가 힘들다고 느꼈던 나는 그저 간단히 이렇게 일축해버리곤 하였다. “그게 먹고 살 길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나이도 몇 살 안 먹은 것이 이런 투로 이야기하면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그것도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본과에 진입하여 일주일 남짓 우리는 뼉다구들을 만지작거리면서 무슨 기묘한 마술의 주문이라도 외우듯 그 뼈 조각들의 이곳 저곳에 붙어있는 굉장히 낯설은 이름들과 친숙해지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곤 마침내 운명의 날(?)이 왔다. 실습에…

  • Life,  My story

    게임의 ‘게’ 자도 모르는 사람이 쓴 게임 이야기…

    나는 한마디로 컴퓨터 게임에는 일자무식인 사람이다. 그게 내 체질인지, 아니면 둔하기 짝이 없는 운동신경과 발뒤꿈치같이 무딘 센스 탓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게임을 즐기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을 증오(?)한다고나 할까… PC라는 신통한 물건을 만지게 된 것이 한 5년밖에는 안되었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좀더 잘 써볼까, 우짜면 좀 더 일을 편히 하는데 쓸 수 있을까 등등 이모저모로 고민하며 시간을 보 낸 끝에, 컴퓨터에는 아래아 한글과 도스만 있으면 된다고 여기는 무식~한 (!) 사람들이 꽤 있는 나의 직장에서는 뭔가 해결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으면 나를 찾는 지경이 되었다.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라 고…) 예를 들면 “왜 내 컴퓨터에서는 hwp쳐도 아래아 한글이 안 뜨지?” 하고 엄청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바보야…(이 말은 물론…

  • Doctor's Diary,  Life

    생리학 이야기

    이젠 생리학을 위한 시간이다. 해부학은 우리에게 신체의 구조를 알려 주었지만 그것은 아직 생명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해부학이 시체를 해부하는 학문이 아니며 시체 해부는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것은 생리학과 생화학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산 사람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지 죽은 사람을 이해하고자 함은 아니다. 해부학은 무려 7학점짜리의 엄청난 괴물로서 (연관 과목인 신경해부학, 조직학, 태생학을 합하면 무려 14학점이다! 휴…) 가련한(?) 의대생인 우리를 압박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생리학과 생화학으로 인해 우리는 차겁고 어두운 카데바(cadevar, 시체)의 세계를 떠나 비로소 따뜻한 체온을 지닌 인간의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생화학이 눈에 뵈지도 않는 화학반응과 어지럽게도 돌아가는 각종 싸이클들로 우리를 질려버리게 한데 반해서 생리학은 보다 친근하게 우리에게 다가왔었다. (물론 첫 시험을 보았을…

  • Life,  My story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

    경직된 사회, 권위적인 사회의 모습이란 그 밖에서 쳐다볼 때에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것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삶 자체가 슬프고도 비참한 일이 된다. 하이텔 대화방에 항상 눈에 띄는 제목인 ’80년대 학번, 그들의 꿈과 사랑…’ (이 제목이던가?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직접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과연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을 볼 때면 역시 80년대 학번 중의 하나인 나에게는 기묘하게도 뒤틀려 있었던 그때의 상황들이 되살아난다.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사람이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조금씩은 암담한 시대가 빚어내는 어두운 추억들을 조금씩은 가지고 있으리라. (아닐까? 하지만 적어도 나는 그러하다.) 의과대학이라는, 외부와 격리된 듯한 (실제로 격리되어 있다기 보다는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무풍지대에서 살아온 나도 막연하고 추상적이나마 ‘이러한 시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