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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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죽음의 기로 – 심폐소생술

    ‘Bay Watch’라는 미국 TV 시리즈가 있다. 참으로 허접하기 짝이 없는 연속극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쭉쭉 빠진 몸매와 잘생기고 예쁜 얼굴 말고는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젊은 남녀 해상 구조원들이 수영복 바람으로 해변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장면이고, 줄거리는 있으나 마나한 뻔한 얘기의 매우 미국적인 드라마이다. 의사인 필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은 그 드라마의 허접함 뿐만이 아니라 가끔씩 등장하는 심폐소생술 장면인데, 몇 번 가슴을 퍽퍽 누지르고 숨 몇 번 불어 넣으면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의 상태에 있던 사람이 콜록콜록하면서 번쩍 눈을 뜨는 것이다. (그것도 매번, 틀림없이 살아난다!) 아, 사람 살리는 것이 저다지도 간단하단 말인가! 명색이 의사인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필자는 숱하게 심폐소생술을 해보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그렇게 ’눈을 번쩍 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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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의 난치병, 건강염려증

    나는 지금 건강한가 아닌가? 매우 쉽게 대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은 따져보면 따져볼수록 복잡한 얘기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이에 대해 ‘건강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安寧)한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질병이 없거나 병약한 상태가 아님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 라고 1948년에 이미 명쾌히 건강의 정의를 내린바 있다. (http://www.who.int/about/definition/en/) 명쾌? 명쾌하다고? 실은 그다지 명쾌하지 않다. 신체적으로 완벽한 것은 과연 무엇이고, 정신적으로 안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안녕하다는 것은 더더욱 복잡하다. 아무런 병의 증상이 없고 따라서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이 없고, 정신도 멀쩡(?)하고 사회적으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사람이지만,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일까? 고혈압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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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의 난폭자들

    필자가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필자가 매일 다니는 길 중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빠져나가는 진입로가 있었는데 차선이 둘이었다. 헌데, 어느 날 한쪽 차선에는 차가 죽 밀려 있는데, 다른 한쪽은 텅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럴 경우 대개 무슨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만, 마침 시간이 조금 급하였던 필자는 줄을 빠져나와 앞으로 내달리는 차를 따라 별 생각 없이 빈 차선으로 빠져나왔다. 역시나 알고 보니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막힌 차선이었고, 이제 앞쪽에서 다시 원래 차선으로 끼여들어야 할 판이었다. 헌데, 필자의 앞에서 새치기(?)를 시도하던 이 차가 갑자기 끽-하고 서더니만 한 백인 중년 남자가 내려서 내 차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너 이러면 안 된다, 당장 차 빼라, 하면서 얼굴 시뻘개져 가면서 열을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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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takes a village! (한 마을 전체가 필요해!)

    필자는 B형 간염 환자에 대한 차별 문제를 얘기한 지난 컬럼에서 간질과 당뇨병을 비교한 적이 있다. 간질은 대부분의 경우 (예외는 있지만) 먹는 약으로 잘 조절이 되어 다시는 경련 발작을 일으키지 않는 데 반해, 당뇨병은 많은 경우에서 먹는 약 뿐 아니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만 한다. 매일같이, 때로는 아침저녁으로 주사기로 살을 찔러대고 게다가 혈당 측정을 위해 또 별도로 손끝을 찔러 피를 뽑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간질 환자는 먹고 싶은 것 가릴 이유가 별로 없지만, 당뇨병 환자는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가 없다. 이는 정말 대단한 불편이다. 간질로는 영구적인 장애를 남기거나 사망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당뇨병으로는 눈이 멀기도 하고, 콩팥이 망가져 투석을 해야 할 수도 있고, 발이 썩어들어갈 수도 있고 기타 여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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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은 당신의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밤 늦은 시각, 온 아파트에 대낮같이 환히 불이 켜져 있는데, 길거리에는 인적이 드물다. 느닷없이 와!하는 우레같은 함성이 온 아파트 단지를 뒤흔든다. 이게 무슨 광경일까. 그다지 낯설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큰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면 벌어지는 광경이다. 필자는 실은 스포츠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고, 고등학교 때 모교 야구팀을 응원하러 간 이후로는 일부러 시간 내어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갔던 기억이라곤 전무하고, TV로도 스포츠는 좀처럼 보지 않는 편이다. 필자의 친구들은 박찬호가 출전하는 경기 시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필자의 애국심(?)에 의혹을 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큰 국제 경기가 있다면 전혀 무관심할 수만은 없다. 월드컵은 어떤가? 필자가 미국에 있는지라 시청하기는 무척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워낙에 무딘 운동 신경을 타고난 필자는 특히 축구에 관해서는 거의 최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