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쇼는 물러가라?

작년 11월 30일, 전국의 의사들이 서울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의약분업으로 말미암아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된 개원의들이 주축이 되어 가진 이 성토대회는 의사들도 이렇게 한데 모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을 뿐 아니라 의사들이 처한 위기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필자는 의약분업이나 의사들의 주장에 대해서 말하고자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이날의 집회로 인해 필자에게 든 조금 다른 생각을 쓰고자 시작한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많은 의사들이 하루 내지는 반나절을 휴진하였다. 사실 상의 짧은 시한부 파업을 한 것이었다. (물론 파업을 하노라고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필자는 이것을 보고 그날 저녁의 뉴스 보도가 어떠할 것인지 너무도 분명하게 그려지는 것을 보고

누구를 위한 경쟁인가?

자연계에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한다고들 한다. 느리고 힘없는 놈들은 늘상 자기보다 강한 놈에게 당하고 잡아 먹히기 마련이고 이것은 너무나 엄연한 현실이어서 사자가 갑자기 얼룩말에게 “우리 이제부터 친하게 지내자”라고 하는 상황은 영영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긴 뭐 ‘라이온 킹’이나 (사실 보지는 않았음) 좀 옛날 만화지만 ‘흰 사자 레오’ 같은 만화에 보면 사자가 온 동물들을 다 지켜주는 것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혹시는 깡패가 시장 상인들에게서 상납을 받고 다른 깡패들로부터의 보호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은유는 아닐까? 육식 동물이 초식 동물을 잡아먹는 먹이 사슬과는 약간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적자 생존과 자연도태라고 하는 것도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이다. 다윈의 진화론이 세상을 뒤흔들어 놓은 19세기말에서 20세기초, 이

결혼기(9)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수많은 선배 부모들이 수도 없이 언급을 했었던 것이고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육아기가 인구에 회자된다. 기상천외하고도 기구한 스토리들도 많다. 필자가 여기에 또 하나를 보태려고 하는 것은 필자의 육아 스토리가 뭐 특별하고 기발한 것이어서는 아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시답지 않은 얘기들 가지고 주절주절 적지 아니한 분량의 글을 엮어 온 판에, 애 키우는 것이 이제 막 시작이기는 하지만 인생에 있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큰 일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드니 어찌 아니 글로 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우선 한가지 먼저 얘기해 놓을 것은 이제 백일이 지나 4개월이 된 필자의 아기 JY(전편에서 아기의 이니셜이 의도했던 바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연히도 필자의

결혼기(8)

참으로, 정말로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 가지로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부터 그 여유가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에 대해 쓰려고 한다. 제목이 여전히 결혼기(結婚記)여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대로 쓰려고 한다. 하도 오랫만에 시리즈를 이어가니 TV 시리즈 같은데서 흔히 하는 대로 지난 줄거리, 뭐 그런 비슷한 것을 앞에 좀 써야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필자와 Y가 아이를 가지기로 했고 결국 그에 성공하여 아빠와 엄마가 될 예정이었다는데 까지이다.   임신 기간 내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Y에게 했던 얘기가 ‘좋겠다. 의사가 옆에 있으니 무슨 걱정이냐’하는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필자는 산부인과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의과 대학생

식도하부괄약근에 대한 고찰

의사들이란 족속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폭이 좁은 경우가 많아서 주로 접촉하는 사람은 (환자들을 제외한다면) 같은 동료 의사 내지는 의료 관계 종사자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의사 내지는 그 비슷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아닌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는 화제의 빈곤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글쎄, 필자의 경우를 너무 확대하여 의사들 전체를 깎아 내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필자 역시 비록 발이 특별히 넓은 사람도 아니고 사교적인 사람도 아니라 일부러 그런 경우를 만드는 경우는 좀처럼 없지만, 혹시나 그런 경우가 생기면 비의료인들이 의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탐지해보려고 속으로 애쓰는 편이다. 많지 않은 기회나마 의사의 실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