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위대한 락 밴드가 있었다: 산울림, ‘제2집’ (1978)

김창완 vocal, guitar 김창훈 vocal, bass 김창익 drums ‘내마음에 주단을 깔고’ 1996 년 영상. 이 때도 이미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온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을 때인데… 이때부터 또 세월이 흘러흘러… 이제 젊은 세대는 김창완을 배우로 알고 있고, 그가 락커였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나는 그냥 아재도 아닌 ‘상 아재’ 인증을 피할 길이 없다. 수도 없이 많은 세상의 락밴드 중에는 그저 그렇고 그런 연주와 노래로 누가 누구인지 알기 힘든 밴드가 있는가 하면, 한번 들어본 일 없는 곡의 잠깐의 전주만 듣고도, ‘아, 이거!’하면서 누구의 연주인지 알게 될 정도의 개성을 지닌 밴드도 있다. 한국에도 락이 있는가? 한국에도 그런 특출난 개성으로 일가를 이룬 내세울만한 락

[Music] Queen – ‘Live Killers’ (1979)

Freddie Mercury (vocals, keyboards) Brian May (guitars, vocals) John Deacon (bass) Roger Taylor (drums, vocals) 세상에는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이 있고, 사람들의 취향이라는 것도 그만큼 가지 각색이어서, 자기가 즐겨듣지 않는 종류의 음악이라고 해서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허접스럽고 싸구려인 일회용 음악은 분명 있다. 필자가 팝송을 듣기 시작할 적에 ‘징기스칸’이라는 유럽 그룹의 ‘징기스칸’이라는 노래가 무지하게 유행을 하였다. 철없는 필자도 물론 이를 듣고 아주 좋아하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유치찬란한 음악이었다. 물론 유치함으로 한술 더 뜨다 못해 거의 코메디인 것은 ‘우리 나라를 침략한 징기스칸을 미화했다’면서 금지곡을 때려버린 당국의 조치이지만 말이다. 세상에는 분명 아이스 케키 처럼

수술, 현대의학의 꽃?

필자가 미국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한국 가게들도 많이 있는지라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대중매체를 접할 기회가 있다. 한국 비디오 가게에 가면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연속극을 비롯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빌려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의 집에 손님이 며칠 머무르게 되었는데, 탤런트 이병헌의 팬인 그 분을 위해 심심풀이로 그가 나오는 연속극을 빌려 보았다. 홍콩 무협지 비디오 등속을 빌려서 보신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정말 허술하게 만들어진 뻔한 드라마라도 결국 ‘궁금해서라도’ 눈이 뻘개져가며 밤잠을 잊고 보게 되는 것이 연속극이다. 그래서 십수권 비디오를 한번에 빌려와 보는 것은 그야말로 ‘폐인되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때론 그것도 재미일 수도 있기는 하다.

114 병동에서

서울 시내에 있는 모 병원의 ‘114’라는 번호가 붙어 있는 병동은 필자가 내과 레지던트 1 년차로서 첫 한 달을 보내었던 병동이다. 114라는 숫자는 좀 특이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백십사’ 병동이라고 불리어지기도 하지만, 자주 그 별칭인 ‘텍사스’ 병동으로 불리워지기도 하였다. 그렇게 불렸던 것은 발음이 묘하게 유사해서 그렇기도 하고, 거칠고 험하고 황량한 그 어감 그대로 중환(重患)들이 득시글대고 있는 주치의들의 무덤(?)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던 것 같다. 중환만 모아 놓으려고 한 것도 아닌데 어째 그 당시에 그랬다. 중환이 상태가 나빠지는데는 때가 따로 없는 법이라 밤에 사망하는 일이 많고, 밤에 입원실이 비어 있으면 응급실에 기다리고 있던 중환자가 제깍 다시 자리를 메우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다보면 유달리 특정 병동에

공포의 흰 가루

‘흰 가루’ 때문에 다들 난리들이다. 필자는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지라 아침 저녁으로 운전을 하는 시간이 도합 거의 두 시간에 달한다. 그 시간 대부분을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데, 하루 종일 뉴스와 시사, 대담 프로그램 등만을 내보내는 공영 방송인 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나오는 내용의 거진 3분의 2 쯤은 9.11 테러 사태와 그 이후의 탄저병 소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거의 그것 말고는 하는 얘기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뿐인가, 사람들이 덜 돌아다니는 탓에 휘발유 수요가 줄어 값이 떨어지는 지경이다. 미국 사람들이 워낙 호들갑스럽기도 하거니와, 필자는 한국이란 험악한(?) 나라에 살면서 온갖 험한 일들을 겪은 탓에 (백화점도 무너지고, 한강 다리도 주저앉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