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당신의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밤 늦은 시각, 온 아파트에 대낮같이 환히 불이 켜져 있는데, 길거리에는 인적이 드물다. 느닷없이 와!하는 우레같은 함성이 온 아파트 단지를 뒤흔든다. 이게 무슨 광경일까. 그다지 낯설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큰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면 벌어지는 광경이다. 필자는 실은 스포츠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고, 고등학교 때 모교 야구팀을 응원하러 간 이후로는 일부러 시간 내어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갔던 기억이라곤 전무하고, TV로도 스포츠는 좀처럼 보지 않는 편이다. 필자의 친구들은 박찬호가 출전하는 경기 시청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필자의 애국심(?)에 의혹을 품는 것 같았다. 하지만, 큰 국제 경기가 있다면 전혀 무관심할 수만은 없다. 월드컵은 어떤가? 필자가 미국에 있는지라 시청하기는 무척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워낙에

담배 – 합법적인 마약

최근 ‘금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이 알려진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새삼스럽게 웬일일까. 그 진원지는 이주일씨의 금연 호소가 매스컴에 ‘뜨면서’ 부터라고 한다. 금연 캠페인은 여기 저기서 수도 없이 이루어지고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해악은 상식처럼 되어있지만, 이처럼 전국을 휩쓰는 금연 열풍이 일어난 것은 순전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일세를 풍미했던 한 코미디언이 폐암에 걸려 산소 호흡기를 단 충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절박한 메시지를 뿌렸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니 매스컴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일단, 담배의 해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입이 아프도록 환자들에게 담배에 대해서 이야기해야만 할 의무를 가진 의사로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먹을 게 없네, 먹을 게 없어!

필자는 이 연재 컬럼을 통하여 이미 ‘먹거리’ 문제에 대해 한차례 언급한 적이 있고, 채식주의에 대해서도 잠시 얘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 나라에 거의 열풍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채식 붐이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는 마당에, ‘한번 울궈먹은’ 주제일지라도 거듭 얘기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하여 주제를 그리 정하였다. 어찌되었거나 먹거리 문제는 우리의 건강에 보통 중요한 문제가 아님은 분명한 일이다. 이 최근의 채식 열풍은 한 방송사의 화제의 다큐멘터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꽤 여러 해 전의 ‘이상구 박사’의 ‘엔돌핀 열풍’을 연상케 한다. 당시에도 채식을 적극 권장하는 내용의 방송이 나가자마자 당장 장안의 두부, 야채 등이 품귀현상을 보이기까지 했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지금도 낙농업계에서 ‘망했다’고 탄식을 하고, 채식

수술, 현대의학의 꽃?

필자가 미국에 머무르고는 있지만 한국 가게들도 많이 있는지라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대중매체를 접할 기회가 있다. 한국 비디오 가게에 가면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연속극을 비롯한 거의 모든 프로그램들을 빌려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의 집에 손님이 며칠 머무르게 되었는데, 탤런트 이병헌의 팬인 그 분을 위해 심심풀이로 그가 나오는 연속극을 빌려 보았다. 홍콩 무협지 비디오 등속을 빌려서 보신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정말 허술하게 만들어진 뻔한 드라마라도 결국 ‘궁금해서라도’ 눈이 뻘개져가며 밤잠을 잊고 보게 되는 것이 연속극이다. 그래서 십수권 비디오를 한번에 빌려와 보는 것은 그야말로 ‘폐인되는 지름길’이라는 걸 알긴 하지만, 때론 그것도 재미일 수도 있기는 하다.

공포의 흰 가루

‘흰 가루’ 때문에 다들 난리들이다. 필자는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지라 아침 저녁으로 운전을 하는 시간이 도합 거의 두 시간에 달한다. 그 시간 대부분을 라디오를 켜놓고 있는데, 하루 종일 뉴스와 시사, 대담 프로그램 등만을 내보내는 공영 방송인 NPR (National Public Radio)에서 나오는 내용의 거진 3분의 2 쯤은 9.11 테러 사태와 그 이후의 탄저병 소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거의 그것 말고는 하는 얘기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뿐인가, 사람들이 덜 돌아다니는 탓에 휘발유 수요가 줄어 값이 떨어지는 지경이다. 미국 사람들이 워낙 호들갑스럽기도 하거니와, 필자는 한국이란 험악한(?) 나라에 살면서 온갖 험한 일들을 겪은 탓에 (백화점도 무너지고, 한강 다리도 주저앉고,